적어도 2007년께면 이런 걱정에서 해방될지도 모른다.
미아 예방과 치매노인 보호에 꼭 맞는 서비스가 국내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지상파 위치기반 서비스’(LBS)란 이름의 새로운 통신 서비스 얘기다.
지상파 LBS는 말 그대로 지상에 구축된 중계기를 통해 위치를 추적·확인하는 서비스다.
위성위치확인서비스(GPS)나 이동통신 기지국을 이용하는 기존 이동통신사의 LBS와는 이런 점에서 다르다.
호출기(삐삐)만 한 전용 단말기를 이용해 정확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긴급구난이나 도난방지 등 활용 범위도 다양하다.
지난해 12월, 한국위치정보는 정보통신부로부터 국내 지상파 LBS 단독사업자로 선정됐다.
내년 4월 수도권 시범 서비스를 앞두고 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곽치영(64) 회장을 만났다.
곽 회장은 데이콤 사장과 국회의원 등을 두루 거친 정보통신 전문가이자 정책통이다.
그는 “지상파 LBS가 구축되면 시민의 안전과 행복을 보장하는 새로운 사회안전망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미 휴대폰이나 무전기를 이용한 위치확인 서비스가 있다.
굳이 지상파 LBS를 도입해야 하는 이유가 있나. =위치정보란 게 정보통신산업에서 새로운 분야는 아니다.
이 산업이 뜬다고 얘기한 것도 벌써 7년이 넘었다.
하지만 기대만큼 크지 못했다.
왜냐. 기술이 불완전해서였다.
GPS는 태생적으로 장점과 단점을 지니고 있다.
장점은, 전 세계를 커버하는 것이고 위성을 쳐다볼 수 있는 위치에선 아주 정확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형 건물 사이의 음영지역이나 건물 안에선 제대로 안 된다.
또 GPS는 자체 통신능력이 없다.
그래서 CDMA 같은 통신과 결합한 거다.
그러다 보니 추가 비용이 들어가고 단말기 크기도 커졌다.
지상파 LBS는 다르다.
통신기술도 간단하다.
대용량 데이터를 내보내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구축비용이나 단말기비용도 싸다.
위치도 1m 범위까지 정확히 찾아낸다.
지상파 LBS의 고유한 영역이 있는 것이다.
그 시장이 새로 열리는 걸로 보면 된다.
-기존 휴대폰 GPS도 비교적 정확히 찾는 걸로 아는데. =지금 직접 해봐라. 생각이 바뀔 거다.
(웃음) GPS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무용지물이다.
그래서 그걸 보완한 게 휴대폰 기지국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상대방이 건물 안에 있을 때, 휴대폰 기지국을 중심으로 반경 몇 백m 이내에 있소, 라고 알려주는 거다.
대표적인 게 친구찾기다.
그런데 친구찾기는 상대방이 있는 곳과 가장 가까운 기지국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연결 가능한 기지국을 알려주는 것이다.
그러니 경우에 따라서는 상대방이 있는 곳과 몇 km 떨어진 기지국을 알려줄 수도 있다.
그게 GPS와 결합한 CDMA 서비스의 한계다.
그러니 급박한 보안 문제가 걸렸을 때는 의미가 없다.
내 아이를 찾는데 아파트 단지 전체를 알려주면 어떻게 찾으란 건가. 일일이 벨을 눌러 찾으란 얘기잖나. -그렇다면 지상파 LBS가 위치를 정확히 찾는 기술이나 비결이라도 있나. =우리는 지상 전파를 이용해 3군데의 기지국을 연결해 삼각측량을 한다.
이렇게 해서 대략 100m 반경까지 위치를 찾아낸다.
그런 다음에는 ‘호밍 디바이스’란 단말기를 이용해 더 정확한 위치를 찾는다.
상대방이 갖고 있는 단말기 위치를 추적하는 것이다.
내 아이가 아파트에 갇혀 있다고 하면 구체적인 아파트 동 호수까지 찾아가야 한다.
GPS는 불가능하지만 우리는 이게 가능하다.
-지상파 LBS를 활용할 만한 분야는 어디인가. =각종 조사 결과를 봤는데, 사람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분야가 시큐리티였다.
기존 내비게이션 같은 서비스도 호응은 좋은데, 문제는 공짜라는 거다.
사람들이 돈을 내더라도 쓰겠다고 하는 분야는 모두 시큐리티다.
가령 자동차를 도난당했을 때 찾는다거나 어린이나 노인을 잃어버렸을 때, 위급한 상황에 닥쳤을 때 내 위치를 자동으로 알려준다든지 할 때 좋다.
이런 걸 해결해 주는 것이 지상파 LBS다.
고유한 시장이 분명 존재한다.
-서비스 개시까지의 일정은 어떻게 되나. =우선 수도권을 대상으로 내년 4월에 시범 서비스를 실시한 뒤 7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전국을 커버하는 것은 이듬해인 2007년 7월께면 가능할 것이다.
이를 위해 수도권부터 시작해 전국에 500개의 중계기를 설치할 생각이다.
전용 단말기도 이스라엘의 텔레매틱스 와이어리스와 함께 개발 중이다.
지난 5월에 시제품이 나왔고, 내년 초면 완제품을 보여드릴 것이다.
-기지국이 500개면 너무 적은 거 아닌가. 그걸로 정확한 위치를 찾을 수 있나. =우리는 이동통신과 성격이 다르다.
이동통신처럼 기술이 복잡하지도 않고 데이터양이 많지도 않다.
간단한 호출로 위치만 파악하는, 특화된 서비스다.
이동통신처럼 셀 방식도 아니다.
이론적으로는 전국을 커버하는데 기지국 150개면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산도 많고 하니 500개 정도는 설치하려는 것이다.
-서비스요금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우리는 기술이 간단하고 구축비용이 저렴하므로 이용료도 싸다.
현재로선 단말기 구입비용은 10만원선, 이용료는 연간 5만원 수준으로 생각하고 있다.
-RFID 같은 차세대 기술과 겹치지는 않나. =보완적 서비스라고 보면 된다.
RFID는 기껏해야 도달범위가 10m다.
백화점 같은 곳에서 물건위치 찾는 건 잘하겠지만 전국을 커버할 수는 없다.
그러니 우리같은 네트워크와 결합해야 한다.
앞으로는 우리 단말기에 RFID칩이 내장되는 것도 가능하고, 휴대폰 속에 우리 칩이 들어갈 수도 있다.
정부가 유비쿼터스 시대를 대비해 구축하는 게 USN인데, USN도 독립적 기술이나 네트워크는 아니다.
기존의 다양한 네트워크가 USN의 일부분을 이룬다.
지상파 LBS도 그런 점에서 분명히 USN의 일익을 담당할 요소가 있다.
휴대폰이나 RFID와 경쟁하는 게 아니라 상호 보완하는 서비스다.
-정보통신분야에만 20년 넘게 몸담았다.
지금의 정보통신산업을 진단한다면. =정보통신정책도 이제는 전체 산업의 입장에서 다뤄야 한다.
무슨 말이냐면, 정보통신의 지배력이 전 산업부문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대로 놓아두면 국내 대형 이동통신사가 정보통신망만 독과점하는 게 아니라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심지어는 금융과 엔터테인먼트에 유통까지 지배력을 행사하게 된다.
그래서 관련 정책을 짜더라도 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 내놓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이통사의 사업부문별 회계분리가 필요하다.
네트워크 사업자는 그 사업 외에 다른 일을 일체 하면 안 된다.
투명한 회계를 위해서라도 그러하다.
요즘 이통사의 내부포털 회계분리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몇 년 전만 해도 국회에서 이런 주장하면 협박이 들어오고 난리가 났었다.
하지만 공정경쟁을 위해 회계분리는 꼭 필요하다.
지금은 혁명적 제안 같지만 이게 상식이 될 날이 올 거다.
-대기업 사장과 국회의원 등 평범하지 않은 직종을 거쳤다.
각 자리에서의 자신을 평가한다면. =개인적으로는 사업가로서 성공했으면 하는 소회도 있었지만 이미 지난 일이고, 정치가로서도 크게 성공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경험은 소중한 것이다.
정치를 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앞으로도 전문분야 있는 사람이 정치로 많이 가야 좋다고 생각한다.
사업분야에선 계속 주장해 온 게, 과거 개발 시대에는 특출한 창업자들의 에너지와 창의력이 국가와 기업을 먹여살렸다.
하지만 그런 창의력과 에너지는 세습되는 게 아니다.
이제는 수많은 전문경영인이 그런 에너지를 발휘하는 체제가 돼야 한다.
개인적으로 돌이켜보면, 그래도 경영인이란 위치가 뭔가 뜻을 구체적으로 달성한다는 점에서 좋았다.
하지만 우리가 일할 때만 해도 지금과 달리 전문경영인의 운신의 폭이 좁아 충분히 창의력과 에너지를 발휘하지 못했다.
지금은 전문경영인의 지위가 많이 나아졌으니 다시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
지금의 사업을 안착시키는 것도 바로 그 도전이다.
이희욱 기자 asadal@economy21.co.kr ※곽치영 한국위치정보 회장 약력 1955년 마산고등학교 졸업 1965년 서울대학교 경제학 학사 1966~1981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획실장 1981~1985년 럭키개발 상무이사 1985~1999년 데이콤 대표이사 사장 2000~2002년 제16대 국회의원(새천년 민주당) 2003~2005년 비젼플랜트 대표이사 회장 2005년~현재 한국위치정보 대표이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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