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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무 하나로텔레콤 사장
박병무 하나로텔레콤 사장
  • 장승규 기자
  • 승인 2006.04.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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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전화는 통신시장의 블루오션” - ‘세일즈&마케팅 컴퍼니’로 가겠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 회사 안밖에서 하나로텔레콤이 어렵다고 보는 분들이 많은데, 그건 자꾸 전통적인 통신산업의 틀에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나로의 부활을 위해서는 그런 틀을 깨야 한다.
하나로가 가진 가장 큰 자산은 통신 네트워크와 가입자, 영업망이다.
이걸 단순히 통신에만 묶어둘 필요는 없다.
통신 네트워크는 얼마든지 방송으로 전환될 수 있고, 보안 솔루션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로 활용할 수도 있다.
또 하나로 가입자들이 전화와 초고속인터넷에 대한 요구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고객들은 다른 것도 원한다.
거기에 맞춰 유연하게 상품을 공급해줄 수 있는 회사가 돼야 한다.
굳이 전화와 초고속인터넷으로만 사고를 한정시킬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올해 그 첫 단계로 ‘멀티미디어 컴퍼니’로 간다.
많은 사람이 처음에는 주가 띄우기용 구호 아니냐고 했지만, 이미 많은 것이 빠른 속도로 현실화되고 있다.
TV포털 사업을 위해 셀런TV를 인수했고, 60~70명의 인력이 여기에 메달려 있다.
- 하나로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가 계속 줄고 있다.
통신시장의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너무 추상적인 이야기 아닌가?
= 올해 가장 중요한 경영목표가 바로 영업력 극대화다.
가장 중요한 매출 기반인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의 유지와 확대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새로운 비전을 세우고, 신규 사업을 한다고 해도 탄탄한 매출기반이 확보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물론 그동안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준 것은 분명하지만, 전화 가입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들어서만 해도 10만명 이상 늘었다.
기업시장에서도 매출이나 가입자가 두 자리수 이상 증가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작년 말 인력조정 여파로 가입자가 큰 폭으로 줄었지만, 올들어 감소 추세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3월에는 거의 줄지 않았다.
조만간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확신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직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
통신업계에 전통적으로 경쟁이 별로 없던 탓인지 지원부서나 기술부서에는 관료적인 문화가 아직도 남아 있다.
성과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해 영업직 인센티브를 도입했고, 매월 10명을 선전해 1천만원씩 주는 ‘세일즈 어워드’ 제도도 만들었다.
- 유선전화의 경우 무선에 밀려 전체 시장 규모가 줄고 있지 않나? = 시내전화 시장은 하나로에는 굉장한 블루오션이다.
초고속인터넷은 KT, 하나로, 파워콤, 케이블TV 사업자(SO)가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시장을 나눠갖고 있지만, 시내전화는 KT가 95%, 하나로가 7%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어디에 이런 기형적인 시장구조를 가진 나라가 없다.
하나로는 원래 시내전화 사업자로 출발했기 때문에 전국적인 시내전화 네트워크를 이미 갖고 있다.
당연히 가입자가 늘어날수록 망의 효율성이 올라가고, 추가 비용 없이 매출이 나는 구조다.
시내전화는 마음만 먹으면 비교적 손쉽게 시장점유율을 증가시킬 수 있는 시장이다.
TV포털이 상용화되는 올 하반기에는 시장 구도가 상당히 바뀔 것이다.
기존 전화와 인터넷전화(VoIP), 초고속인터넷에 더해 방송까지 갖게 되기 때문이다.
- KT, 파워콤, SO 등 다른 경쟁사도 인터넷과 전화, 방송 서비스를 묶어 제공하는 ‘트리플 서비스’를 하게 되지 않나? = 파워콤은 방송이나 전화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
SO들의 경우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갖게 되지만, 이들은 전국적인 사업자가 아니다.
또 인터넷전화이기 때문에 ‘070’이 전화번호 앞에 붙는다.
반면, 우리는 번호이동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전화번호를 그대로 쓰면 된다.
물론 시장 상황이 하나로에 아주 유리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럴수록 한발 먼저 앞서가고, 고객의 니즈를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
조직문화의 변화에서 성과주의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빠른 의사결정과 빠른 집행이다.
그동안 필요할 경우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많이 바뀌었다.
하나로는 파워콤이나 SO에 비해서는 큰 조직이다.
이걸 얼마나 빨리 움직이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 TV포털의 관건은 결국 콘텐츠 확보다.
여기에 대한 복안이 있나?
= 이미 콘텐츠를 확보했거나 계약을 체결한 것이 상당수 있지만 가능하면 조용하게 추진하려고 한다.
현재 시범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7월 상용서비스를 할 때는 그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다.
콘텐츠의 경우 가격이 문제일 뿐이지 수급상의 다른 문제는 전혀 없다.
일부에서는 하나로가 콘텐츠 제작까지 하는 것 아니냐고 경계하는데, 전혀 아니다.
우리는 플랫폼 사업자일뿐이다.
오픈 포털의 형태로 원하는 사람은 누구든 콘텐츠를 넣을 수있도록 만들 것이다.
콘텐츠 업체 인수나 투자가 하나의 방식은 될 수 있지만, 우리의 지향점은 아니다.
- 현재 주식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무상감자가 진행 중이다.
어떤 효과가 있나?
= 하나로의 적자를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현금흐름으로 보면 실질적으로는 흑자다.
매년 1500~2000억원의 현금수익이 나온다.
그런데 통신업종은 대규모 초기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회계적으로는 단기간에 흑자가 나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다.
매년 초기 투자로 인한 감가상각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하나로의 경우 올해가 그 정점이다.
내년부터는 감가상각비가 매년 떨어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에는 장부상으로도 충분히 흑자를 낼 걸로 본다.
문제는 그동안 쌓인 1조원 가량의 누적적자다.
이걸 털어내지 않으면 흑자가 나더라도 10년 동안 투자하고 기다려준 주주들에게 배당을 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감자를 하게 된 것이다.
이건 외국의 통신회사들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일정기간이 지나면 감자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동안 감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미뤄왔는데, 이번에 과감하게 단행한 것이다.
- 최근 ‘외국 투기자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하나로가 더 망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 KT나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하나로보다 훨씬 높다.
그럼 그 기업들도 망가져야 하나. 대주주가 외국인일 뿐이지 여전히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고, 하나로 주주의 51%는 한국인이다.
직원들도 임원 1~2명 빼고는 모두 한국 사람이다.
우리가 서비스하는 고객들도 한국 사람들이다.
미국인들이 ‘미국의 심장’이라고 부르는 시티그룹의 대주주는 아랍계 국가들이다.
그런데도 미국인들은 시티그룹을 자랑스러워한다.
단기적인 성과만 노린다는 말도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
하나로는 매년 3500억원을 네트워크에 투자하고 있다.
매출액 대비 투자비율이 통신업체 중 가장 높다.
사실보다는 선입견을 자고 자꾸 이야기하는 것 같다.
만약 하나로를 매각한다고 해도, 장기적인 기업가치의 제고가 안 돼 있는데 누가 사겠나. 단기적으로 손익이 조금 난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나. 장승규 기자 skjang@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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