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증권계에는 아트펀드, 와인펀드, 거북선펀드, 한우펀드, 드라마펀드, 스타펀드 등 이른바 톡톡 튀는 펀드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러나 판매실적이나 수익성 면에서 함량 미달인 경우가 많아, 회사의 구색 맞추기용 상품 정도로 인식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펀드들은 수탁액이 약 50억원 안팎에 불과하고, 대부분 사모형식으로 출시돼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현재 출시된 이색펀드들 중 한국운용의 '유전펀드'를 제외하면 사모 형식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최근 자산운용사들이 출시하거나 준비하고 있는 드라마펀드의 경우, 수탁액 100억원 미만의 사모형 펀드가 주를 이루고 있다.
NH투자증권의 한우펀드도 80억원 규모의 사모 유형으로 일반 투자자들은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다.
증권사들이 사모형 이색펀드를 고집하는 이유는 아직까지 시장 규모가 작을 뿐더러 아직까지 구체적인 통계 자료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실물시장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일반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공모 형식을 취하기에 무리가 따른다는 것이다.
때문에 출시 당시 소리만 요란했을 뿐,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사실상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다.
특히 실물펀드의 경우 투자 대상에 대한 명확한 분석이 가능한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점도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유전, 와인, 각종 예술품 등 튀는 아이템에 조예가 깊은 전문가들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펀드 투자에 대한 어느 정도의 식견을 요구하는 것 자체도 쉽지 않은 일이다.
일례로 농협계열인 NH투자증권의 경우 한우펀드 이외에 '쌀 펀드' 개발에도 관심을 가졌지만, 쌀의 수요와 공급, 품질 등에 정통한 전문가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사업을 접기도 했다.
상품을 출시하고 있는 증권사 관계자들의 불만도 높다.
상품 개발에 들인 노력에 비해 증권사 실적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펀드 상품 개발 자체가 시장성보다는 상당부분 CEO의 독단적인 의지로 출시되고 있어 이래저래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증권사의 한 상품개발팀 관계자는 "CEO의 의지로 특이한 이색펀드들이 출시되는 경우가 많다"며 "수익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지만 경쟁사에서 이색펀드가 출시되면 상품개발인력에게 우리는 뭐하냐는 질책이 나온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색 실물펀드의 경우 아직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단점이 있지만 투자대상의 다양화라는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간접투자 시장에서 만만치 않은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3월 27일 굿모닝신한증권이 발표한 바이오디젤 투자 펀드는 좋은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상품은 라오스정부와 자트로파(바이오디젤 원료가 되는 유지식물) 경작에 투자하는 것으로 300억원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를 필두로 규모가 큰 다양한 해외 실물형 펀드들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이색펀드들의 확장 범위와 성장 가능성은 높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김참 서울금융신문 기자 charm79@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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