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경제식견’은 대권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반대로 ‘경제식견’이 부족하면 대권싸움에서 밀려날 공산이 크다.
이는 최근 실시된 각종 대권 관련 설문조사의 일관된 결과다.
지난해 말 <코리아리서치센터>가 실시한 『차기 대통령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국정운영 능력은 무엇』이라는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가장 많은 64.7%가 ‘경제적 식견’을 꼽았다.
본지가 지난주 실시한 개띠 CEO 설문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차기 대선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통령의 자격요건은 무엇』이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48.4%가 ‘경제적 식견’을 선택했다.
이 역시도 1위에 해당한다.
대권주자 ‘경제도우미’의 주가가 상종가다.
이미 각 대권캠프엔 수많은 경제도우미들이 포진해 있거나 추가 합류할 예정이다.
그만큼 각 대권주자들이 ‘경제식견’의 중요성을 몸소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유력 대권주자를 자문하고 있는 이른바 ‘경제도우미’들은 누구일까.
고건의 경제도우미
김중수 경희대 교수·고재방 광주대 교수·김진현 전 장관 ‘중심축’
유한킴벌리 문국현 사장 이종훈 경실련 고문 ‘미래와 경제’ 참여
고건 전 총리의 인맥은 상당히 두텁다.
‘초당회(전남지사 재직시절 만든 모임)’‘보름회(장차관을 지낸 인사들의 모임)’‘상록회(미국 하버드대 유학생 모임)’‘오리알회(1985년 총선에서 낙선한 인사들의 모임)’ 등 10여개에 달한다.
공적으로 결집한 단체도 눈에 띈다.
지난 3월, 8월 각각 발족한 ‘미래와 경제’‘희망한국 국민연대(희망연대)’가 대표적이다.
종로구 인의(仁義)빌딩에 자리 잡은 ‘미래와 경제’와 ‘희망연대’엔 수많은 석학들이 참여하고 있다.
두 단체를 두고 잠재적 ‘고건 지원세력’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NGO를 표방하고 있는 ‘희망연대’에는 이종훈 전 중앙대 총장·이영란 숙명여대 교수가 공동대표로 참여하고 있다.
강홍빈 서울시립대 교수·강대인 건국대 교수·고장권 전 제주대 총장·김중수 경희대 교수(전 KDI 원장)·김성주 성균관대 교수 등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직접적인 경제 관련 단체는 ‘미래와 경제’다.
이들은 ▲민생경제 회생 ▲청년실업 해소 ▲성장동력 회복 ▲소득 3만불 달성 등을 주요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미래와 경제’의 주축은 김중수 교수(정책개발위원장)·고재방 광주대 교수(사무총장)·김진현 전 장관(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이다.
김경환 서강대 교수·김종석 홍익대 교수·이두원 연세대 교수·홍기택 중앙대 교수 등도 주요 멤버다.
실무그룹에선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박리라 G 인터내셔널 대표·김영환 선 인터내셔날 대표·신수연 전 한국 여성경제인협회 회장·이종훈 경실련 고문 등이 참여하고 있다.
‘미래와 경제’는 발족 이후 총 2회의 세미나, 50여 차례의 워크샵을 열었다.
고 전 총리는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경제현안에 대해 꼼꼼하게 검토했다.
불명확한 사안에 대해선 경제도우미들에게 직접 자문을 구했다.
때론 ‘제3의 길’ 등 자신의 의견을 직접 피력하기도 했다는 후문. 한마디로 ‘집단토의’의 장(場)이었던 셈이다.
“‘미래와 경제’가 사실상 ‘고건 캠프’의 핵심 아니냐”는 뒷말이 떠돈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미래와 경제’가 제시한 대안들이 고 전 총리의 ‘대선공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대해 ‘미래와 경제’ 김상호 기획팀장은 강력하게 부인했다.
“미래와 경제는 고 전 총리의 싱크탱크가 맞지만 대권캠프는 결코 아니다.
우리가 제시한 대안을 고 전 총리가 수용할 지는 알 수 없다.
혹여 수용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고 전 총리의 마음이다.
대선 후에도 ‘미래와 경제’는 순수한 연구모임으로 남을 것이다.
”
박근혜 전 대표 경제도우미
유승민 대 전문가 창구역 … 성균관대 안종범·경희대 차용세 교수
삼성물산 전 회장 현명관 특보단장으로 활동, 방석현 교수의 ‘마포팀’ 주목
‘박근혜 캠프’는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난 조직이 없다.
의도적으로 숨길 요량이 아니다.
측근들조차 어떤 그룹이 있는지, 어떤 참모가 활동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신동철 공보특보는 “현재 운영 중에 있는 조직이 몇 개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모든 것은 박근혜 전 대표만 알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외적으로 알려진 ‘박근혜 캠프’의 중심축은 유승민 의원이다.
그는 총 3개의 경제그룹를 관리하고 있다.
▲중견 경제자문그룹 ▲30~40대 경제자문그룹 ▲과학기술그룹 등이다.
중견 경제자문그룹에서는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가 중심이다.
30~40대 그룹에서는 차용세 경희대 교수가 활동 중이라는 게 유 의원의 귀띔. 이 밖에도 국공립대 교수 등 수많은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아직 실명을 거론할 단계는 아니라고 유 의원은 말한다.
실물경제 분야는 현명관 삼성물산 전 회장이 맡고 있다.
그는 최근 특보단장 직책을 받고 활동 중이다.
박 전 대표가 15대 국회의원 시절부터 인연을 맺고 있는 민간연구소 전문가, 대학교수 그룹은 또 다른 외곽지원 세력이다.
방석현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 홍윤식씨 등이 참여하고 있는 일명 ‘마포팀’도 외곽 조직 중 하나다.
최근 박 전 대표가 제시한 ‘열차페리’ 구상은 이들의 아이디어다.
열차페리사업은 중국과 인천항을 100억원 정도의 적은 비용으로 연결하자는 구상이다.
원로급 인사들 중에는 박 전 대표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남덕우 전 총리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박 전 대표와 대학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김용환 전 장관도 경제 도우미로서의 역할을 마다치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캠프 경제도우미
‘조세자문’ 강만수 전 차관 ‘이론’ 백용호 교수 ‘정책’ 곽승준 교수
일주일에 두 차례 참모회의, 오전 7시~9시까지 도시락 먹으며 난상토론
‘이명박 캠프’의 중심축은 서울 종로 안국동에 위치한 ‘안국포럼’이다.
이 전 시장은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이곳에 출근한다.
사무실을 총괄하는 비서실장 역할은 백성운 전 경기도 행정부지사가 담당한다.
박영준 전 서울시 정무보좌역 국장은 당 밖의 전문가 그룹이나 조직 관련 업무를 한다.
권택기 전 미래연대 사무처장은 정무 기획을 맡고 있다.
'이명박 캠프'의 싱크탱크는 국제전략연구원(GSI)·바른정책연구원 등 두 개. 전문가그룹인 국제전략연구원에는 곽승준 고려대 교수를 비롯 류우익 서울대 교수(GSI 원장)·김우상 연세대 교수·이인영 서울대 교수·김태효 성균관대 교수 등 60명이 참여하고 있다.
류 교수는 이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의 이론적 바탕과 수도이전 반대 논리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싱크탱크인 바른정책연구원에는 백용호 이화여대 교수·강명헌 단국대 교수 등 2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 중 이 전 시장이 경제현안과 관련, 주로 숙의하는 전문가는 강만수 전 재정경제부 차관· 백용호 교수· 곽승준 교수 등 3명이다.
‘안국포럼’ 이춘식 특보에 따르면 강 전 차관은 조세분야를, 백 교수는 경제이론적 배경을, 곽 교수는 경제정책의 큰 틀을 짜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곽 교수는 각종 경제 현안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핵심 브레인이라는 평. 도시계획·주택 보급 등 부동산 문제를 풀어나갈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는 주인공도 곽 교수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세명의 핵심 경제도우미들은 일주일에 적어도 한두번씩 만나, 경제현안에 대해 논의한다.
장소는 안국포럼이 위치한 종로구 서흥빌딩 11층. 오전 7시부터 약 2시간 동안 도시락을 먹으면서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 ‘도시락 조찬회동’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안국포럼 이 특보는 “시간이 없어 경제 자문을 주는 사람이나 이 전 시장이나 모두 바빠서 모일 시간이 녹록치 않다”면서 “아침 시간을 이용해 경제현안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했다.
손학규 캠프 경제도우미
SOC 전공 김태승 전 경기개발원 부원장·남상 박사 ‘브레인’ 자임
싱크탱크 ‘미래재단’ 윤효진 에이콤 대표·최동수 신한은행 고문 참여
‘손학규 캠프’는 규모가 크지 않다.
서강대 교수 시절의 제자들과 경기지사 때 인연을 맺은 멤버가 전부다.
그러나 결속력만큼은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손학규 전 지사의 ‘100일 민생대장전’을 함께 거치면서 결속력이 더더욱 단단해졌다는 게 캠프 한 관계자의 전언. 손 전 지사의 싱크탱크는 동아시아 미래재단(미래재단)이다.
지난 5월28일 창립총회를 마친 미래재단의 이사장은 김성수 성공회대 총장. 재계 인사로는 윤효진 에이콤 대표·최동수 신한은행 고문·구자석 정일 세무법인 대표 등이 참여하고 있다.
김형국 숙명여대 교수·백영옥 명지대 교수·윤호진 단국대 교수·이철규 수원대 교수·장달중 서울대 교수 등도 손 전 지사를 돕고 있다.
또 문화부장관을 지낸 송태호 상임이사·이제학 실무팀장과 이윤생 비서팀장이 실무를 맡고 있다.
이와 함께 김영수 서강대 교수·조중래 명지대 교수 등도 정책 파트를 담당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송 상임이사는 “미래재단이 제시하는 경제대안들은 손 전 지사의 생각과 어느 정도 일치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대권캠프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손 전 지사와 인간적인 관계에서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사람들의 모임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경제도우미’는 SOC(사회간접자본)를 전공한 김태승 전 경기개발원 부원장과 남상우 박사(전 KDI 부원장)다.
두 사람은 손 전 지사와 수시로 경제 현안과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원 공보특보는 “경제 도우미를 거론할 수 있는 단계는 아직 아니다”면서 “이름을 밝힐 수 없는 다수의 전문가들이 손 전 지사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윤찬 기자 chan4877@economy21.co.kr
유근관 권만학 ‘정동영’ 경제 브레인 오두환 조우현 등 학계 인사 GT도우미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의 싱크탱크는 ‘나라비전 연구소’다. 경희대 권만학 교수가 연구소장 및 이사를 맡고 있고, 송관호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이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황지우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제주교대 김정기 총장을 비롯, 계명대 김관옥·한신대 안병우 교수 등 다수의 석학이 자문을 담당하고 있다. 경제 분야 자문은 서울대 유근관 교수가 맡고 있다. 또한 정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정기남 부소장과 김동렬 재경부 정책보좌관 등도 정 전 의장을 돕고 있다. 김근태 의장은 한반도 재단을 통해 정책을 구상한다. 나우콤 대표이사 문용식 사무총장·이래경 정책연구원장 등이 이끌고 있는 한반도 재단은 그 산하에 경제사회포럼·동북아전략연구소를 두고 수많은 석학들을 참여시키고 있다. 이 중 문 총장은 정 전 의장의 전주고·서울대 직계 후배이지만 김 의장을 돕고 있다. 김 의장을 돕고 있는 ‘경제 도우미’로는 ‘경제사회포럼’의 대표 오두환 인하대 교수·조우현 숭실대 교수·김태동 성균관대 교수·캠브리지대 장하준 교수 등이다. 또한 오해진 LG인력개발원 고문, 전 에너지연구원장 장현준 포항공대 교수, 정주호 전 우영 사장·김국주 전 제주은행장, 김동녕 한세실업 회장 등이 김 의장의 보이지 않는 ‘경제 도우미’들이다. 지난 99년. 워싱턴엔 유력 정관계 인사들이 대거 모여들었다. 지난 96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국회의원직을 상실한 이명박 전 시장은 조지워싱턴대 객원연구원으로 워싱턴에 머무르고 있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생애 첫 번째 ‘경기지사직’ 도전에서 고배를 마신 직후 워싱턴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이 밖에도 김석우 전 통일원 차관, 박세일 전 청와대 사회복지수석비서관(서울대 교수)도 워싱턴에 둥지를 튼 상태였다. 이들 네 사람은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세미나를 열었다. 장소는 주로 재미사업가 송경순씨의 사무실을 빌렸다. 세미나는 약 6개월간 계속됐다. 당시 이 전 시장은 ‘해외시장 개척’에 관심을 기울였고 손 전 지사는 ‘정치발전’을 주제로 많은 토론을 했다. 특히 이 전 시장과 손 전 지사는 교회에 함께 다니는 등 제법 절친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7년이 지난 2007년 현재. 두 사람은 냉정한 한국정치의 한복판에서 조우했다. 그리고 대권을 사이에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과연 누가 웃고 누가 울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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