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 흑초, 흑마늘, 검은콩, 검은깨 등 전통적인 재료를 첨가한 식음료가 속속 출시되고 있는 것. 식품업계에서는 블랙푸드에 들어있는 안토시아닌 색소가 노화를 방지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부터 블랙푸드가 확장세로 접어들었다고 분석한다.
샘표의 ‘마시는 벌꿀흑초’는 블랙푸드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지난해 샘표 박승복 회장의 식포건강법이 세간의 화제를 모으면서 출시한 이 제품은 지난 한해만 100만병 이상이 팔렸다.
샘표 송기우 홍보담당자는 “흑초는 일반 과실 식초보다 필수아미노산이 5~10배 함유되어 피부미용과 피로회복에 효과가 있다”며 “동안 열풍에 힘입어 올해 ‘홍삼흑초’와 ‘화이버흑초’를 잇달아 출시했다”고 밝혔다.
녹차가 장악하던 차 음료 시장에서도 블랙음료가 속속 츨시됐다.
경쟁이 치열한 차 음료 시장에서 ‘검은콩 차’라는 새로운 영역을 창출한 해태음료는 이른바 ‘퍼플오션’ 전략을 구사했다.
해태 측은 “올 초 차 음료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노화 및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이소플라본(식물성 여성 호르몬)’이 함유된 검은 콩 차로 시장점유율을 더욱 늘릴 계획”이라며 “20~30대가 타깃인 차 음료 시장의 특성상 빅 모델 정우성과 지현우 등을 포진시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겠다”고 전했다.
현재 해태음료는 이효리를 내세운 동아오츠카의 ‘블랙빈테라티’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블랙푸드 열기에 힘입어 강한 맛으로 좀처럼 음료로 만들 수 없었던 흑마늘도 등장했다.
한국야쿠르트가 출시한 ‘천년의 식물 산’이 대표적이다.
한국야쿠르트 측은 마늘이 항암효과와 혈액순환, 항균작용으로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는 2002년 <타임>지의 내용을 집중 홍보했다.
올 5월에 출시된 이 제품은 5월 한 달간 약 150만병의 매출을 올렸다.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에 육박하면서 소비자들이 마시는 음료에도 삶의 질을 추구하는 경향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농심켈로그사 브랜드마케팅 최희령 차장은 “사실 블랙푸드가 시장에 선보일 때만 해도 식품업계에선 일시적 유행이 아닌가라는 의견이 많았다”라며 “이후 소비자들이 블랙푸드가 건강에 좋다고 인식하면서부터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통 음식을 첨가한 블랙푸드 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블랙푸드 열풍은 한국 소비자의 입맛을 잡기 위한 다국적 식품업계의 현지화 정책에도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식품기업인 농심켈로그사의 경우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곡물이야기 검은콩’ ‘검은 참깨’를 선보였다.
농심켈로그 마케팅부 김진홍 이사는 “건강과 편의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블랙 푸드는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제품”이라며 “다국적 기업인 켈로그 본사에서 한국에서 출시된 블랙푸드에 관심을 보일 정도”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에서는 검은콩, 참깨, 흑마늘 등 한국의 전통적인 음식이 웰빙 ·동안 열풍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 신촌점 식품팀 김향숙 주임은 “식품도 일정한 사이클을 타는데 지금은 블랙푸드가 식품업계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며 “블랙푸드 마케팅은 새로운 성장활로를 모색하던 기업과 건강을 염두에 두는 소비자 모두에게 윈-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guruej@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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