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대의명분 마케팅’이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기업환경에서 기업들은 사회적 이슈에 적극 참여해 상품판매를 늘리고, 판매 금액의 일부를 기부함으로써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게 됐다.
환경보호 및 질병퇴치에 앞장서며 ‘사회책임 경영’이라는 명분도 거둘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일석이조의 효과인 셈이다.
최근 <비즈니스위크>는 “오늘날 기업들은 상품을 팔기만 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사회적 책임을 나누고 고객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착한 상품 만들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존경과 신뢰를 받는 기업만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기업뿐 아니라, 자선상품을 구매함으로써 선행의 기분을 만끽하려는 소비자들의 의식도 자선상품의 인기몰이에 한몫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의명분 마케팅은 특정 컬러의 리본을 활용해 홍보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팝스타 보노가 추진하고 있는 아프리카 에이즈퇴치 프로젝트인 ‘레드 캠페인’, 자살예방과 미아보호를 위한 ‘옐로 리본’, 남성 전립선암 퇴치를 위한 ‘블루 리본’, 동물학대 방지를 상징하는 ‘퍼플 리본’이 그 예다.
이 중 가장 유명한 것이 유방암 퇴치운동인 ‘핑크 리본’ 캠페인이다.
정보기술(IT) 주변기기 전문기업 벨킨은 최근 유방암 퇴치운동 캠페인을 상징하는 ‘핑크 리본’을 부착한 아이팟 케이스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했다.
신제품은 핑크색 리본 로고가 새겨진 아이팟 나노 전용 손목밴드와 핑크색 메탈커버를 입힌 아크릴 케이스 두 종으로, 판매액의 10%는 유방암퇴치 운동 재단인 코멘재단에 기부된다.
지난해 10월 델타항공은 동체의 꼬리부분을 핑크 리본으로 장식한 항공기를 선보여 고객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핑크 리본’ 캠페인은 유방암에 대한 인식 고취와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1990년 세계적인 화장품 회사 에스티 로더에서 최초로 시작했다.
매년 10월에 개최되는 이 행사에는 3M, 델타항공, 후지필름, 글로벌 식품회사 캠벨수프 등 현재 수백 개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이밖에도 팝 그룹 ‘U2’가 추진 중인 ‘레드 캠페인’에는 의류업체 갭을 비롯해 애플, 모토로라, 엠포리오 아르마니,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스포츠 캐주얼업체 컨버스 등이 동참하고 있다.
이들은 향후 5년 동안 레드 제품을 판매해 수익의 최고 50%를 글로벌 펀드에 기부할 계획이다.
지난 한해 미국 기업들이 대의명분 마케팅에 투자한 비용은 1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초창기인 90년대에 비해 11배 가량 성장한 수치다.
브랜드 컨설팅사인 콘커뮤니케이션즈는 자선 및 기부 등 사회공헌 활동을 실시하는 브랜드와 그렇지 않은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비교한 결과 소비자의 약 90%가 전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12개국 1만2천여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CSR유럽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0%가 대의명분과 관련이 있는 상품 혹은 사회적 윤리를 이행한다는 표시를 부착한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비즈니스위크>는 “소비자들이 착한 기업의 물건을 구입함으로써 자신이 공감하는 가치에 지지를 보내고, 사회적 만족감을 얻으려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은지 기자 guruej@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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