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번엔 당신이 틀렸다.
정년 3년 전 퇴역한 직후, 그는 처음 출시된 컴퓨터란 것을 보자마자 그것을 배우기 위해 학원으로 달려간다.
46살 때 일이다.
아마 나를 포함해 이 글을 읽는 사람 절반 이상이 그보다 지금 더 젊을 것이다.
그는 곧이어 IBM이 최초로 노트북 컴퓨터를 만들어 시판한다는 광고를 보고 서울로 달려간다.
“첫날 첫 번째 노트북을 꼭 사야겠습니다.
” 월급 82만원에 노트북 한대 값은 280만원. 그는 우리나라의 초창기 컴퓨터와 시스템 강의를 모두 섭렵, 대한민국 IT 1세대가 된다.
은행에서 근무하다 보험사로 옮길 때 그는 임원을 할 수도 있었으나 영업담당 부장을 자청했다.
고참 여직원 옆에 책상을 놓고 보험전표 쓰는 것부터 배우고 다음은 대리, 과장, 차장 업무를 익혔다.
직원들의 신뢰와 마음을 얻는 길이 무엇인지 그는 실패를 통해 알았던 것. 친지의 보증을 잘못 서 전 재산을 날린 상황에서 경비시스템 회사 설립에 도전한다.
수중에 들어온 2천만 원 중 천만 원은 하나님께 드리고 천만 원으로 시작, 국내 유수의 경비업체로 키워낸다.
그리고 마침내 56살 때 잡코리아 창업. 현재의 김화수 사장과 함께 국내 최고의 구인구직 사이트로 키워낸다.
그가 성공한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언제나 자신이 딛고 선 자리에 감사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전심전력으로 도전하고 일했다.
새것을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배경(빽)이 아니라 배짱이 중요하다는 것을 체득했다.
지금 인생의 역경에 처해 있거나 파도처럼 밀려오는 힘든 일에 지쳐있다면 그 사람 김승남을 만나보라. 마음속으로부터 세상과 자신을 향해 나직이 말하게 될 것이다.
정진욱 전문위원·북 컬럼니스트 chung8888@gmail.com
새로 나온 책 비트겐슈타인과 히틀러 히틀러와 비트겐슈타인은 같은 학교에 다녔다. 오스트리아 린츠의 분데스레알김나지움 1903/4년 동창. 히틀러가 반유대주의자가 된 단초를 한 사건에서 찾아낸다. 동창생 프란츠 케플링거는 히틀러가 한 소년에게 “이 더러운 유대 놈아”라고 말하자 그 소년,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은 깜짝 놀란다. 비트겐슈타인은 히틀러의 제3제국을 무너뜨린 장본인이다. 그는 암호해독 기술을 이용, 러시아의 적군에게 선을 댔고, 동부전선에서 러시아가 승리토록 했다. 일부 평처럼 ‘앵글로 색슨 픽션’일지도 모르지만 흥미진진하게 읽힌다. 케네디 대통령이 쿠바 미사일 위기 때 현명한 결정을 내린 루비콘 요소는 지금 당장의 이해관계가 아닌, 먼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 덕분이었다. 에드먼드 힐러리가 실패한 사람들 때문에 흔들리지 않고 에베레스트에 오르기로 한 것은 실패할 가능성을 ‘성공하겠다는 결심’으로 제압했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는 시애틀컴퓨터로부터 DOS를 7만5천달러에 사들임으로써 세계 최고의 거부가 된다. 꼭 필요한 것이라면 어떤 희생을 치르고서도 반드시 획득한다는 루비콘 요소가 그를 성공으로 이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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