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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리뷰]피터 드러커의 삶과 태도에 대한 고찰
[북 리뷰]피터 드러커의 삶과 태도에 대한 고찰
  • 심상훈 작은가게연구소장
  • 승인 2007.12.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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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의 인생경영- 비즈니스계의 영원한 거장 피터 드러커에 대한 지독한 사랑, 완성작!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는 조선 후기 문장가인 저암 유한준이 남긴 말이다.
맞는 얘기다.
그를 사랑하면 그를 전부 알고 싶다.
이 때문에 그에게 연이 전해진다.
닿는다.
인연의 법칙이다.
그때에 보이는 것은 직접 만나기 전과 같지는 않다.
인연(因緣). 인은 ‘타고난 것’이다.
반면에 연은 ‘만드는 것’이다.
타고난 것이 제아무리 좋아도 만드는 것에 게으르면 반쪽만 승리하는 인생만 산다.
완전한 나를 만나기 어렵다.
그러나 타고난 것이 조금 부족해도 만드는 것에 게으르지 않다면 인의 부족함을 연으로 채울 수 있다.
이게 인생이다.
삶은 그래서 살만한 것이다.
한 남자가 있다.
1966년에 서울대학교 상과대학을 막 입학한다.
그 시절에 ‘피터 드러커’를 알게 된다.
그리고 1992년 12월28일 첫 만남이 성사된다.
책의 지은이 이재규 전 대구대학교 총장은 드러커를 직접 만나기 전까지 30여 년의 세월을 오로지 연을 만드는 것에 지독할 정도로 게으르지 않았다.
사랑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지은이는 십 수년간 피터 드러커를 국내에 알리고자 다방면으로 노력해왔다.
번역자로 교수로 길을 걸으며 드러커를 연구하고 논문도 발표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어딘지 모르게 공허했던 것이다.
명색이 ‘국내 최고의 피터 드러커 전문가’가 아닌가. 그래서다.
지은이는 드러커와 만남을 끊임없이 ‘인연’이 닿길 시도했으리라. 역술가는 사주만 보고서 그를 다 아는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역학자는 사주만 아니라 관상도 같이 보고서 그를 말하고자 한다.
이게 역술가와 역학자의 차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은이의 이 책은 ‘드러커 연구’에 완성작인 셈이다.
세상사 보기에 달렸다.
절망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동시에 희망으로 세상을 꿰뚫을 수 있는 게 ‘인간’이기 때문이다.
인간, 사람(人)은 저마다 세상을 보는 문(프레임)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프레임(門)에 따라서 누구에겐 절망일 수도, 누구에겐 희망일 수도 있다.
이게 ‘차이’라면 차이(間)다.
또 인간의 부족함은 연(緣)에 의해 사랑이 있으면 언젠가 부족함은 채워지는 법이다.
부족함을 채우려는 지은이의 여행길을 따라서 책을 읽자. 1장인 ‘이야기의 시작’도 재밌지만 더욱 재미있는 것은 2장 ‘빈, 출생과 성장(1909∼1928)’이다.
지은이가 고등학교 시절 읽었다는 세계명작 번역문학시리즈 가운데 토마스 만의《부덴부로크 일가; Die Buddenbrook》(을유문화사)는 특히 재밌다.
또 ‘부자 명문가’에 관심이 있다면 밑줄을 칠만 하다.
역사적으로 보면 기업 가문은 대체로 4대째에 몰락하고 만다.
푸거(Fugger) 가문이나 메디치(Medici) 가문을 보자. 1대는 창업을 하고 2대는 상속재산을 바탕으로 가업을 더욱 확장하며, 3대째는 부를 바탕으로 정계에 진출하거나 귀족이 되어 예술을 즐긴다.
하지만 4대는 없는 것이 없으므로 몰락하기 시작한다.
3대까지는 ‘이룬 성취’이지만 4대는 ‘받은 성취’이다.
4대는 조상에게서 많은 것을 받았다거나 그것을 축소해서는 안 된다는 심리적 부담감과 책임감 때문에 역설적으로 자멸하고 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속담에 부자 3대 못 간다는 말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86쪽)”라고 지은이는 지루한 책읽기에 맛깔스런 양념을 치는 친절함도 잊지 않는다.
3장은 ‘독일에서 영국으로(1929∼1936)’이다.
이때에 투자은행의 증권분석가로 드러커는 변신한다(95쪽). 가장 좋았던 책읽기는 ‘런던, 우연과 필연 그리고 숙명(113쪽)’이다.
한 편의 로맨스 영화를 보는 듯하다.
24세의 청년(드러커)과 21세의 처녀(도리스)가 운명적으로 ‘런던에서 가장 긴 에스컬레이터’에서 다시 만나는 장면은 압권이다.
멋지다.
엉뚱한 상상 하나 더. ‘뷰티플 마인드’라는 영화에서 ‘존 내쉬’가 모델로 나왔던 것처럼 언젠가는 한국영화에서 ‘드러커’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를 제작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드러커는 20세기 최고의 경제학자인 케인스에게 배우는 행운도 누렸던 사나이다.
그러나 드러커는 케인스 경제학을 곧 거부한다.
오히려 케인스의 라이벌인 조지프 슘페터의 강의에서 배울 점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지은이는 ‘기업가의 창조적 파괴를 강조한 슘페터’에서 오히려 드러커는 많을 것을 공부했다고 전하고 있다(145쪽). 그리고 드러커는 1993년《자본주의 이후의 사회》에서 슘페터를 편든다.
이는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경제의 해법은 결코 정부에 있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만들기 때문이다.
책은 말한다.
“1929년 이전에는 누구도 정부가 경제적 날씨를 조정할 수 있다고 기대하지 않았다.
1929년 이후에는 모든 국가의 모든 정부는 어떤 방법으로 집권하였든 간에 경기 후퇴를 치유할 수 있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이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지금까지 이 약속을 지킨 정부는 없다.
정치 지도자들은 곧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을 배워야 할 것이다.
‘의사가 감기를 치료하는 방법을 모르듯이, 정부도 경제를 단기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모른다.
’ 정부는 경기문제에서 손을 떼는 것이 더 낫다”라고(145쪽) 힘주어 언급하고 있다.
4장은 ‘미국, 새 삶의 시작(1937∼1970)’이다.
‘절망을 본 츠바이크와 희망을 본 드러커(162쪽)’와 만나면 세상이 살만한 것인지 따지기보다 세상이 살만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걸 긍정적으로 깨닫게 한다.
5장은 ‘경영학을 꽃 피우다(1971∼2005)’로 드러커 생애의 최고 전성기에 대해 주로 다루고 있다.
“최고경영자들은 컴퓨터가 제공하는 내부 자료에 홀려 있는 바람에 외부를 볼 시간도 마음도 없다.
컴퓨터는 내부 자료밖에 제공할 수 없을뿐더러, 결과는 항상 외부로 드러나는 것인데 말이다”라는 명언(225쪽)은 이 땅에 수많은 중소기업 사장들이 좌우명으로 메모할만하다.
심상훈 작은가게연구소장 ylmfa97@naver.com
새로 나온 책 당신의 비즈니스 위기를 구할 인재, 괴짜를 무시하지 말라, 앨런 C 구아리노 지음, 정미나 옮김, 비즈니스맵 펴냄, 1만2천원 ⓒECONOMY21 사진
이 책은 기업의 인재 채용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 지혜인지를 비장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동안은 학벌이 곧 인재였다.
하지만 학업성적에만 치중해 인재를 채용하는 기존의 방식을 고수해서는 당신의 비즈니스 위기와 복잡한 시장경제 등을 제대로 헤쳐나갈 수 없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상식을 깨는 인적자원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구아리노는 말한다.
뛰어난 학업성과는 성공 가능성을 측정하는데 중요 요소가 아니라고. 그는 ‘진정한 인재는 지저분한 일도 마다지 않으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직관적으로 알 만큼 재간을 보여야 한다’고 말한다.
끈기, 판단력, 화술, 재간을 갖춘 인재를 발굴할 것을 주문한다.
그러면서 이 책은 ‘인재 발굴 비법 다섯 가지’를 제시한다.
저자가 적극적으로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인재풀은 ‘남극인(South Polers)’이다.
저자는 이러한 인재를 남극인으로 칭하는 이유를 ‘학업 계층의 아래쪽(남극권)에서 거대한 무리 밑에 깔린 소수의 인재 집단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이를 책 후반부에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참고로 저자가 주장하는 인재풀에 해당하는 ‘다섯 가지’는 이렇다.
1.커뮤니케이션(의사소통)에 능하다.
2.고난과 역경을 헤칠 수 있는 근성이 있다.
3.학업 성적이 1등으로 부각된 적은 없지만 어떤 식으로든 학창시절에 친구들 사이에서 부각된 적이 있다.
4.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는 법이 없고 언제나 열정적이다.
5.그들은 ‘다르게 생각하기’에 능해서 언제나 행동이 괴짜로 보이지만 창의적이라는 것. ‘괴짜’를 채용해야 한다.
괴짜는 재간(Savvy)이 있다.
학업 성적 우수자가 아니다.
‘맹상군열전’의 ‘닭 울음소리와 개 짖는 소리’를 지닌 자가 그 재간으로 큰 위기 속을 헤쳐나가지 않았던가.
18세기 조선을 공부하면, 우리 경제의 미래가 보인다
<조선을 구한 13인의 경제학자들>, 한정주 지음, 다산초당 펴냄, 1만3천원
ⓒECONOMY21 사진
이 책에서는 조선시대 경제를 고민했던 위인들이 등장한다.
이 책은 서양 문물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전부터 우리나라에 훌륭한 경제학자들이 많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일례로 대동법을 시행한 잠곡 김육은 ‘분배론의 경제학자’로, 반대로 번암 채제공은 시장과 상업 활동의 자유를 옹호한 ‘시장주의 경제학자’로 설명된다.
당시에 18세기 조선 지식인들은 민생과 부국을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경제 전문 월간지인 ‘이코노미플러스’에 인기리에 연재됐던 칼럼들을 묶어 다듬어 엮은 것으로 18세기 전후 당시 현실을 분석하여 조선이 나아갈 경제 발전 모델과 개혁 전략을 밝힌 경제학자 13명의 인생, 철학, 경제와 관련 참모습을 낱낱이 소개하고 있다.
이지함, 박지원, 박제가, 정약용처럼 익숙한 경제학자들이 있는가 하면 전혀 생소한 이름의 유수원, 빙허각 이씨란 이름의 경제학자도 등장한다.
그래서 이 책은 역사학을 전공한 저자다움이 살짝 엿보인다.
세계적인 경제학자 ‘맨큐’가 말한 바 있는 일상생활을 연구하는 학문, ‘경제학이 다루는 주제는 사회다’라는 얘기에 덧붙여 저자는 ‘역사 속에서 우리 경제의 해법’을 찾고자 했는지도 모른다.
옛일(역사)을 기억하는 것은 옛날을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의 현실과 경제 번영의 앞날을 위함에 있기 때문이다.
말랑말랑한 스토리텔링 경영교과서
<최고 경영자 리치 골드, 운명을 바꾼 경영수업>, 구교열 지음, 시대의창 펴냄, 1만3500원
ⓒECONOMY21 사진
이 책은 ‘리치 골드’라는 한 경영자의 인생 역경과 고난 그리고 그것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성공 스토리를 담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는 데 꼬박 2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했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마구 쓴 책이 아니다.
하나하나 정성을 다해서 썼다.
인생역전을 간절히 희망하고 있다면 꼭 읽어볼만한 책이다.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람 냄새 물씬 묻어나는 경영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실버 하이트는 타고난 학자 스타일. 전형적인 ‘가진 자’로 평소 주인공 리치를 주눅 들게 만든다.
그런가 하면 못생긴 녀석 클레버는 마케팅에 놀라운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들에 비해 리치는 별다른 특성도 없을뿐더러 보기에 따라서 나약하고 하찮은 존재다.
어쩌면 독자들은 자기의 모습이라며 동정하는 자신을 새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어려운 경영기법을 읽기 쉽게 말랑말랑하게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재미있게 엮었다는 것이다.
시나리오 경영기법을 ‘대마도 죽는다’로 바둑에 비유해 적절하게 풀어 내는가 하면, 프로젝트 경영학으로 일컫는 PM이론을 ‘경영자의 두 얼굴’로 맛깔스럽게 그려낸다.
어디 그뿐인가. 파일링시스템을 ‘실버 화이트, 먼길을 떠나다’로 6시그마 전략을 ‘리치 골드, 쓰러지다’로 쉽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남의 화장실 청소원을 하다가 ‘드림마켓’이라는 대형매장의 CEO가 되는 주인공 리치와 만나는 부분에서는 무슨 재미난 TV드라마를 보는 듯 흥분되고, 짜릿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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